2025. 6. 28. 16:39ㆍ카테고리 없음
은퇴 이후, 예금만으로는 불안한 시대
서랍 속 통장을 꺼내면 반가움보다 걱정이 먼저 드는 세상입니다.
월급이 끊긴 은퇴 이후에는 고정 수입이 없는 대신, 모든 생활비를 ‘모아둔 돈’에서 꺼내 써야 합니다. 하지만 물가는 계속 오릅니다. 예전엔 만원이면 충분하던 장보기가, 이젠 3만 원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병원비, 자녀 지원, 예상치 못한 지출까지 생각하면 예금 이자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많은 은퇴자들이 예금에 의존하던 투자 습관을 유지하고 있지만, 요즘같이 금리가 낮고 물가가 높은 환경에선 오히려 자산이 줄어드는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연 2% 이자를 주는 예금에서 생활비를 꺼내 쓴다는 것은, 매년 실질 자산이 감소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20년 모은 돈인데, 5년 사이에 절반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점점 더 많은 은퇴자들이 ‘예금만으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ETF 투자’입니다.
특히, 안정성과 분산 투자가 중요한 은퇴자에게 ETF는 단순히 투자 수단이 아니라 노후 자산을 지키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은행의 PB센터장으로 은퇴이후의 자산관리 핵심축인 ETF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ETF, 은퇴자에게 꼭 맞는 이유
ETF(상장지수펀드)는 쉽게 말해 ‘여러 자산을 묶어놓은 바구니’입니다. 하나의 ETF를 사면, 그 안에 담긴 수십 개, 수백 개의 주식이나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ETF(SPY, IVV 등)를 사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존슨앤드존슨 같은 글로벌 대기업 500개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줍니다. 주식형 ETF 외에도 채권형, 금 ETF, 리츠 ETF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은퇴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합니다.
ETF는 이런 장점 때문에 특히 리스크를 줄이고 싶은 은퇴자에게 적합합니다. 개별 주식처럼 하나가 폭락해도 큰 타격을 입지 않으며, ETF 자체가 자동으로 리밸런싱 되기 때문에 복잡한 관리가 필요 없습니다. 또한, 투자금이 적어도 시작할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일부 ETF는 1주에 1만 원도 채 안 되는 금액으로 매수할 수 있어, 자산이 크지 않은 은퇴자에게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배당 수익’입니다. 은퇴자에게는 매달 들어오는 현금 흐름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배당 ETF나 월 배당형 ETF를 활용하면,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배당으로 꾸준히 받을 수 있어 생활비에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JEPI나 QYLD 같은 월 배당 ETF는 연 8~12%대의 수익을 매달 나눠 지급하기도 합니다. 이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입니다.
현실적인 자산 배분 전략: 3가지로 나눠라
ETF 투자는 한 가지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은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과 현금 흐름입니다.
이를 위해 보통 세 가지 자산군으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첫째, 고배당 주식형 ETF입니다. 주식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해 연 3~5% 이상의 배당을 지급하는 ETF입니다. 예: VYM, HDV, SCHD
둘째, 채권형 ETF입니다. 국채, 회사채 등 안정적인 자산으로 구성되어, 변동성이 적고 보수적인 투자 성향에 맞습니다. 예: TLT, BND, KODEX 국채선물 10년
셋째, 인컴형 ETF 또는 리츠 ETF입니다. 주식이나 채권 외에도 부동산이나 월 배당 구조를 통해 매달 현금 흐름을 만들어주는 상품입니다. 예: QYLD, JEPI, VNQ
예를 들어, 전체 자산 1억 원을 ETF로 나눈다면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습니다.
고배당 주식형 ETF: 4,000만 원(40%)
채권형 ETF: 4,000만 원(40%)
인컴형 ETF/리츠 ETF: 2,000만 원(20%)
이렇게 분산시키면, 주식시장이 출렁일 때 채권이 방어 역할을 하고, 월 배당 ETF는 꾸준히 생활비를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게다가 ETF는 대부분 ‘자동 리밸런싱’ 기능이 있어, 복잡한 매매 없이도 구조가 유지되므로 은퇴자 입장에서 심리적 피로감이 적은 투자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은퇴자로서 손실 없이 은행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율을 목표로 하는 투자방법입니다.
ETF 투자, 시작 전 반드시 알아야 할 현실 조언
ETF가 아무리 안정적이라 해도,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특히 은퇴자의 경우, 한 번의 큰 손실이 회복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무조건 수익률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아래는 은퇴자가 꼭 기억해야 할 현실적인 팁입니다.
첫째, 자산 배분전략을 꼭 명심하세요. 요즘은 국장에서 방산, 스테이블코인. 급등주에 대한 관심으로 몰빵 투자하는 것은 은퇴자에게는 적절한 방식은 아닙니다. 자산의 60% 이상은 배당. 채권, 지수에 투자하시고, 일정 부분만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둘째, ETF 종목을 고를 때 '이름만 보고 사지 마십시오'.
예: '고배당'이라는 이름이 붙었어도 실제로 배당이 줄어들 수 있고, '인컴형' ETF가 오히려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ETF의 구성 종목, 수수료, 유동성, 과거 수익률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세금 문제도 간과하지 마십시오. 해외 ETF는 배당소득세 외에도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반면, 국내 ETF는 기본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세금이 간편합니다. 본인의 투자금 규모에 따라, 국내 ETF와 해외 ETF를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리밸런싱 주기를 정하십시오. ETF도 시장 흐름에 따라 성과가 다르기 때문에,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정도는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은퇴자는 감정적인 투자보다는 일정한 기준을 세워 움직여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TF 투자는 단기 수익을 노리는 수단이 아닙니다. 이는 ‘생활비를 만들어주는 장기적 도구’입니다. 매달 배당금이 들어오고, 원금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든다면, 투자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고 삶의 여유도 생깁니다.
지키는 투자를 넘어, 흐르게 하는 투자로
은퇴자는 이제 불확실한 미래를 견디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산을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자산 관리자’입니다.
ETF는 그 여정에 있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 개별 주식보다 낮은 리스크, 펀드보다 낮은 수수료.
그리고 무엇보다, 은퇴자의 마음을 가장 편하게 해주는 안정적 현금 흐름.
이제는 돈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ETF라는 도구를 잘 활용한다면, 은퇴 이후의 삶은 불안이 아니라 ‘계획된 여유’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