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직도 정기예금만 고집했을까?
50대 후반, 퇴직 후의 일상이 그렇게 고요하게 흘러가리라 생각했다. 월급 대신 퇴직금으로 살아가는 삶. 처음에는 두렵기보다는 이상하게 설렜다. 통장에 목돈이 들어온 날, 나는 기분 좋게 집 근처 은행으로 갔다. 직원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정기예금을 추천했다.“요즘 3.0% 금리 괜찮습니다. 원금 보장되고, 1년 뒤에 이자까지 받으시면 걱정 없으실 거예요.” 그 말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 내 인생을 ‘보호’해주는 마지막 장치처럼 느껴졌다. 손실이 두려웠던 나는 그 말에 기대 정기예금에 전액을 맡겼다. 안정성? 충분했다. 하지만… “왜 내 통장은 점점 말라가는가?”세 달쯤 지났을까.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잠시 멍해졌다. 지난여름보다 15% 올랐단다. 아내가 자주 가던 슈퍼마켓에서 파는 계란 한..
2025.07.21